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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이후 하드웨어 소개 업무를 맡았던 올라프손은 1991년 초 소프트웨어 판매를 목적으로 신설된 소니 일렉트로닉 퍼블리싱(Sony Electronic Publishing)의 대표로 임명되었다. 이 회사는 컴퓨터,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게임기 등에 들어갈 디지털 콘텐츠 생산을 담당하였다. 이들이 취급하는 콘텐츠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전집부터 곧 개봉할 블록버스터 영화를 바탕으로 만든 인터랙티브 게임에 이르기까지 CD에 담을 수 있는 형태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았다. 일류 영화 제작사 콜롬비아 트라이스타 픽처스(Columbia TriStar Pictures)와 최고의 음반사 CBS 레코드(CBS Records), 소니가 얼마 전 수십 억 달러를 주고 인수한 이 두 회사가 이러한 콘텐츠의 주요 원천이었다. 그러므로 올라프손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소니가 최근에 취득한 자산이 걸쳐 있는 다양한 분야에 익숙해지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러한 자산으로 일렉트로닉 퍼블리싱 내에서 조화를 이룰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새 영화 촬영장이든, 유명 아티스트의 녹음실이든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모든 면모를 배워나갔다. 단, 비디오게임만 빼고.

그는 비디오게임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비디오게임이 큰 유행을 일으킨 적이 없었고 미국에 왔을 무렵에는 닌텐도에 열광하고 빠져들기엔 이미 나이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산타 모니카에 있는 소니의 게임 퍼블리셔 이미지소프트(Imagesoft)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이 산업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다. 이미지소프트는 닌텐도의 서드파티 계약자로 솔스티스(Solstice), 슈퍼 돗지 볼(Super Dodge Ball)이라는 2편의 NES 게임을 출시한 적이 있었다. 두 편 모두 평론가와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수익성은 별로였다. 그래서 주변에서 비디오게임 시장이 커지고있다는 소식을 들어도 실제 벌 수 있는 돈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는 자신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이미지소프트 팀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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