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칼린스키도 이렇게 힘이 나는 일을 몇 번 겪었다. 하지만 그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이야기는 여름 캠프에 간 딸들이 소닉을 사랑하는 친구들을 만난 이야기였다. 그는 소닉의 인기를 기념해 가족과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팔짱을 낀 칼린스키와 캐런 옆으로 딸들이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다 함께 디즈니랜드에서 칼린스키가 가장 좋아하는 판타지랜드의 거리를 휘젓고 다녔다. 판타지랜드에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찻잔 모양의 놀이 기구 ‘매드 티 파티(Mad Tea Party)’, 눈 덮인 산을 놀이 기구를 타고 내려오는 ‘마터호른 봅슬레이(Matterhorn Bobsleds)’, 미니카를 타고 모험하는 ‘미스터 토드의 와일드 라이드(Mr. Toads Wild Ride)’, 보트를 타고 미니어처 세상을 구경하는 ‘잇츠 어 스몰 월드(Its a Small World)’ 같은 놀이 기구가 있었다. 칼린스키도 ‘잇츠 어 스몰 월드’가 요즘은 오싹한 인형과 기괴한 음악이 뒤섞인 곳이라고 비웃음을 산다는 걸 알긴 했지만, 이 놀이 기구에 사랑과 평화, 화합과 공동체 정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시도에 그쳤을지언정 그래도 노력한다는 면은 존경할 만했다.

캐런이 놀이 기구에서 나오는 중독성 강한 노래를 흥얼거리는 칼린스키를 살짝 잡아끌며 말했다. “저기 봐요.”

칼린스키는 소닉 더 헤지혹의 추종자가 또 고슴도치 흉내를 내고 있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아내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그들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아빠와 딸이 있었다. 아빠는 땀에 젖고 피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창백한 얼굴을 한 어린 딸의 휠체어를 밀면서 딸 아이의 기분을 최대한 좋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웃으로 지냈던 브루스 카스파르(Bruce Kaspar)와 그의 딸 애니크(Aniqu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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