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12주 차: 부자와 빈자

성인 남성이 어린 소년처럼 맘 편하게 소리를 지를 수 있는 날은 1231일과 스포츠 관람하는 날, 딱 둘 뿐이다. 그래서 톰 칼린스키와 스티브 레이스는 야구 경기를 보며 마음껏 소리를 질러보기로 했다. 마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8회 말 강한 직선 타구로 2점을 내면서 역전했다. 그렇게 내면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를 자유롭게 풀어준 건 칼린스키와 레이스만이 아니었다. 바는 일과를 마치고 들른 회사원들로 가득 차있었고 그들 모두가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마치 스모어§§§ 만드는 법을 처음 배운 열 살 소년처럼 왁자지껄 소리를 지르며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바 내부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다음 타자가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면서 광고가 시작되자 알딸딸하게 취한 회사원들은 일제히 자신의 원래 나이로 돌아왔다.

“야구해본 적 있습니까?” 칼린스키가 레이스에게 물었다. 둘은 거의 다 마신 맥주병을 사이에 두고 작은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말도 마세요. 까딱하면 뉴욕 양키스 중견수를 할 뻔했죠.” 레이스는 아쉬운 듯 말했다. “양키스 쪽에서는 이런 사실을 모른다는 게 문제지만요.”

칼린스키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 말을 들으니 제가 캐시 아일랜드(Kathy Ireland)를 사귈 뻔했던 때가 생각나네요.”

 

 


§§§ 미국인에게 사랑 받는 캠핑용 인기 간식 메뉴로, 구운 마시멜로를 크래커 사이에 초콜릿과 함께 넣고 샌드위치처럼 만든다. ’Smore’라는 이름은 ‘더 주세요.’라는 뜻의 ‘Some more’에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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