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칼린스키, 도요다, 번스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그 덕분에 긴장이 좀 풀렸다. 닐슨에게는 긴장이 감돌 때 이를 감지하고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법으로 풀어주는 재능이 있었다. 세가가 잔잔하게 괜찮던 수준에서 혼란스러울 정도로 훌륭한 수준까지 성장한 지난 몇 달간 이 재능은 꽤 유용하게 쓰였다. 7월에는 세가에 관한 소문이 전국의 소비자와 기업체 간부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8월에는 16비트 게임기를 사려고 SNES를 기다리던 소비자들이 제네시스를 사기 시작했다. 9월에는 소매업체들이 주기적으로 재고 부족을 경험했다. 증가한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회사는 빠르게 성장해야만 했다. 설비와 직원 수만 늘린 게 아니라 직원들의 창의력과 사고방식도 그에 따라 성장해야 했다. 직원 수, 게임 수뿐 아니라 언론의 관심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모든 것을 훌륭히 해내지 못했다면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었다.

작은 일 하나에도 이들이 성공했다는 증거가 나타나곤 했다. 우선 예전보다 전화나 팩스에 답이 빨리 왔다. 그리고 세가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의 얼굴에는 존중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꼭 말로 하지 않아도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또 슈퍼마켓이나 비디오 가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노라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꼭 제네시스를 사달라고 엄마 아빠에게 조르는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은 단순한 격려 이상으로 세가가 점점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세가는 이제 그 현관에 첫발을 들여놓은 셈이다. 하지만 집주인은 여전히 닌텐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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