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그 대신 칼린스키와 닐슨은 1년 전 버스터 더글러스 게임을 완성할 때 그랬듯이 인생은 원래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러한 딜레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세가는 129일부터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제네시스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어서 손에 넣기 아무리 어렵더라도, 포기하고 SNES를 구매해서는 안 된다고 고객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광고를 전국 TV 방송과 라디오를 통해 내보냈다. 인쇄 매체는 고객에게 닿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배제했다. 새 게임기를 매일 항공으로 배송해오고 있으니 주변 상점에 가서 계속 확인해보는 게 좋을 거라고 알리며 답답한 공급 부족을 신나는 보물찾기 놀이로 변신시켰다. 또한 공개한 수신자 부담 번호로 전화해서 불만을 이야기하여 이 불만 사항이 인정된 고객에게는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세가로부터 직접 4개의 게임 중 하나를 살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특별한 기회도 제공했다. 그 결과 세가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주도하며 적수를 서서히 몰아낼 수 있었다.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 칼린스키가 새 사무실 창문 밖을 내다보며 세가가 크리스마스를 차지했다는 확신에 잠겨있는 동안 그보다 1,300km 북부에 있던 피터 메인 역시 커피를 마시면서 세가를 제대로 망가뜨렸다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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