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어데어는 에너지 넘치는 I Will Survive 연주 소리에 맞춰 그날 오후 그녀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세가 부스에 찾아온 구매자들에게 게임 기어에 나중에 추가할 게임에 관해 알려주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불길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갔다. 행사를 위해 온 나카야마가 그녀더러 본인이 묵고 있는 스위트룸으로 즉시 와달라고 했다는 내용이었다. 입사한 지 6주 만에 해고될 위기에 처한 거라는 생각에 얼굴이 창백해진 그녀는 구매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지시받은 대로 나카야마의 방으로 향했다.

나카야마는 스위트룸에 도착한 그녀에게 닌텐도의 성공 원인은 무엇인지, 그녀가 세가에 입사한 이유는 무엇인지, 부모님은 어떤 분들인지 다양한 주제의 질문을 던졌다. 퀴즈 시간을 마치자 나카야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잘 대답했다고 칭찬해주었다. 나카야마가 그녀에게 가도 좋다고 말하려 하는 순간 약한 지진이 방을 흔들었다. 어데어의 몸은 충격에 굳어버린 반면, 나카야마는 잽싸게 근처에 있는 커다란 탁자 아래로 뛰어들어갔다. 어데어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나카야마에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마치고 얼른 세가 부스로 돌아왔다. 오는 내내 킥킥거리는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두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생각만 하면 웃음이 새어 나왔다.

“설마요. 진짜 탁자 밑으로 기어들어갔다고요?” 칼린스키가 말했다.

“진짜라니까요. 진짜라고 생각하고 그 장면이 어땠을지 상상해보세요. 대머리를 가리려고 곱게 빗어 넘긴 머리가 산발이 되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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