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닌텐도에 시장을 내준 지 1년이 지난 후 세가는 세련된 새 옷을 차려입고 파티에 등장했다. 사토 히데키(Sato Hideki)가 이끄는 연구개발 팀에서 세가의 기술을 집약해서 만든 아케이드 게임기 기판을 매끈한 검은색 상자 안에 넣는 데 성공한 덕분이었다. 놀랍게도 세가가 세계 최초로 16비트 콘솔 제작에 성공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나카야마와 로젠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다시 링으로 돌아가서 닌텐도를 녹아웃시켜야 할까? 아니면 안전하게 다른 회사에 그 기술을 사용할 권한을 주어야 할까? 이전 콘솔로 대실패를 맛본 후였기 때문에 이들은 후자를 선택했다. 그래서 로젠은 몇몇 유명 회사와 협상을 해보았지만, 자신들이 닌텐도를 이길 수 있을리라 생각할 정도로 어리석은 회사는 딱 한 곳, 아타리밖에 없었다. 그래서 로젠은 아타리의 비디오게임 부서를 이끄는 마이클 카츠를 만났다. 카츠는 세가의 16비트 게임기가 아타리를 다시 일으킬 핵심 자원이 될 거라고 금세 확신했다. 그래서 그는 로젠과 함께 아타리의 대표 잭 트래밀(Jack Tramiel)을 열심히 설득해보았지만 잭 트래밀은 이들의 발표를 한 번 보고는 그대로 무시해버렸다. 결국 아타리는 16비트 콘솔을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콘솔은 마이클 카츠의 손에서 출시되었다. 로젠이 카츠를 세가 오브 아메리카의 두 번째 대표로 임명하고 자신이 제네시스라 명명한 새 콘솔을 출시한 덕이었다. 둘은 이 제품을 통해 세가가 새 출발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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