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하지만 심장 박동을 통제할 수 있듯이 필터링 기능을 통제하는 것도 훈련할 수 있다. 차분한 심호흡은 심장 박동을 늦추고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며, 신체 훈련은 심장 박동을 조절하고 주어진 상황에 심장이 더 적절하게 반응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터링도 똑같다. 무엇이 중요한지 결정하고, 정보를 흘려보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훈련하면 발전시킬 수 있다.

필터링 본능을 자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더 이상 기본적인 생존에 초점을 맞추는 원시 시대의 수렵 채집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부 사항에 집중할 여유가 있다. 사실 일할 때는 반드시 세부 사항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접속 포트를 사용하고 있는지, 코드나 명령줄의 구문이 정확한지, 회의가 몇 시에 열리는지 등에 집중해야 한다.

누군가 나에게 아이워치iWatch가 마음에 드냐고 묻는 즉시 내 마음에는 불신이 싹튼다. 그러면 나는 ‘이건 애플 워치Apple Watch지 아이워치가 아닌데요.’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가끔은 상대에게 말하기도 한다. 이쯤에서 ‘이건 당신이 좀 지나친 거 같은데? 그런 걸 누가 신경 쓴다고.’ 이런 생각이 든다 해도 무리는 아니다. 여러분이 아마 옳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신경 쓴다. 그리고 왜 그러는지 말해 주겠다. 나에게도 이러한 세부 사항은 확실히 사소하다. 그러니 정확히 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 제품명을 올바르게 기억하는 데 추가로 드는 지적 능력이 정확히 얼마겠는가? 거의 들지 않는다. 지적 능력이나 머리를 추가로 쓰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는 이 사람이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사람이 다른 어느 부분에서 끊임없이 실수할지 궁금해진다. 자신의 필터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통제할 수 없는 게 또 무엇일까?

신간 소식 구독하기
뉴스레터에 가입하시고 이메일로 신간 소식을 받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