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인간의 기억력은 완벽하지 않다. 우리는 앞서 작업을 끝낸 지점이 어디인지, 현재 무슨 일을 하는 중인지 깜빡하기 때문에 작업 전환을 불완전하게 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유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작업을 전환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작업 전환을 잘 하지 못한다. 멀티태스킹의 존재를 믿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유휴 상태에 들어섰다는 것을 인정하면 (‘지금 나는 제이슨이 이메일에 답장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구나.’) 다른 작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단기 기억이 특별히 뛰어나고 세부 사항을 꼼꼼히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유휴 상태에서 벗어났을 때 원래 작업으로 되돌아와서 멀티태스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나는 필요할 때 기계처럼 작업을 전환할 수 있다. 다양한 대화, 할 일 목록, 맥락 등을 머릿속에서 따라갈 수 있으며, 특정한 면에서는 매우 생산적일 수 있다. 즉, 그날 내가 해야 할 모든 일이 유휴 시간이 많은, 짧은 스프린트 타입의 업무(예를 들어 동료들에게서 정보를 수집한 다음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일)라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이런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앉아서 글 쓸 때는 작업 전환을 할 수 없다. 유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히 멈추는 순간은 존재하지 않고, 글쓰기 외에 다른 모든 것은 방해 요소다. 글을 쓸 때는 방해 요소가 있으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가 작업을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업을 전환해야 할 때가 아니라면 방해 요소를 꺼둔다. 방문을 닫고, 팝업 알림을 끄고, 가능하다면 와이파이도 차단한다. 단일 작업 모드일 때는 전화 통화처럼 더 높은 수준의 긴급한 방해 요소만 차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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